갑작스레 감기가 찾아와서 며칠 기록에 소홀했다. 지금 아니면 놓쳐버리는 생각들이 있으니 몇 자 적어본다.

지난 11월(기억이 맞다면) 우연히 유튜브에서 요즘사 채널의 게시글을 하나 보게 되었다. “나다운 일과 삶을 찾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라는 문구에 홀려서 요즘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봤고, 주저하지 않고 파인더스클럽 가입 신청을 했다. 왜냐, 나는 파인더 진단검사에 모두 해당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이거 그냥 난데? 하고 아무 의심도 망설임도 없이 신청했다. 그 선택이 내 삶에 어떠한 파동을 일으킬지 예상하지 못한채로.

1월에는 활발한 활동은 못했다. 우선 아임파인더에 내 소개글을 쓰는 것부터 어려웠다. 난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기에 쓸 말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의 경험은 전부 대단해보였다. 그렇게 며칠 눈팅만 하다가 용기를 내어 소개글을 올렸다. 나를 소개할 수 있는 문장들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형식적인 자기소개만 해봤지, 겉포장 말고 나의 알맹이에 대해서 설명할 일이 없어서 더욱 그랬다. 3개월이 지난 지금은 조금 더 잘 쓸 수 있다. 파인클에서 연결된 멋진 사람들 덕에 내가 몰랐던 나의 조각들을 하나씩 찾아냈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생각보다 더 타인의 관심과 인정을 바라는 사람이었고, 나와 결이 맞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 충만한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었고, 작은 것에서도 용기와 힘을 얻는 사람이었고, 가시적인 목표가 있고 성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때 성취감을 얻는 사람이었고, 창조적인 활동을 할 때 몰두하고 즐거워하는 사람이었고,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이었고,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결단력을 가진 사람이었고, 세상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었고, 나의 고유함을 잃지 않으면서 나와 다른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이었고, 사람들에게 정이 많은 사람이었고, 어두운 시간 속에서도 나의 길을 찾으려 나의 빛을 지키려 노력한 사람이었다.

3개월, 인생에서 처음인 경험들을 했고 이제 나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날들이 기대된다. 어떤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발견하게 될지. 파인더스클럽을 신청한 나에게 고맙습니다. 기가 막히게 제가 있을 곳을 찾아 주시는군요.😌

4, 5월 방학 기간 동안에는 푸욱 쉴 생각이다. 라고 말해놓고 또 뭔가 일을 벌이겠지만, 찬찬히 내가 가고 싶은 길의 실마리를 모아서 다음 있을 곳을 찾아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