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하나씩 미루니까 또 잘 되지 않는다. 쓴 것을 제자리에 정리만 잘 하면 되는데 그게 왜 힘들까? 작년에 새로운 럽덥으로 이사오면서 붙였던 습관 중 하나는 청소였다. 25평짜리 공간을 매일 손걸레질을 하면서 청소를 했었다. 괜히 기분도 좋아졌고, 물건이 많아도 정리가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각자에게도 다 제자리가 있다는 것을 다시 몸으로 알게 되었고, 정돈이 되어 있으니까 나 자체도 산뜻해졌다.

하지만 요즘엔 정리가 잘 되지 않고 있다. 일을 하면서 사용했던 물건들이 책상에 올라온다. 지금 내 책상만 하더라도 정신이 없다. 이런 곳에서 어떤 일이 잘 될까. 다시 조금씩 천천히 청소를 해보려고 한다. 오늘 한번에 또 왕창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하나씩 천천히 해 나간다고 생각을 하자. 뭐든 한번에 되는 것은 없다.

운동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신체가 건강해져 갈수록 마음도 건강해지고 단단해져 갔다.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더 습관적으로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사람 자체도 더욱 긍정적이게 되어갔다. 이게 참 재미있다. 이런 결에서 봤을 때 청소도 이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나의 주변이 깔끔해야지 나의 생각들도 깔끔해질 것이라고. 실제로 책상에 잡동사니가 없을 때에는 머릿속에도 온전히 어떠한 하나에만 집중이 가능하다. 여러개로 정신없이 늘어날수록 복잡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오늘부터는 다시 조금씩 청소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미루지 않고, 조금씩. 생각했던 부분들부터 조금씩 조금씩 늘려가면서 천천히.

작년에 운동을 다시 오랜만에 시작했을 때 체력 훈련부터 웨이트까지 할 수 있게 될 때까지, 데드리프트로 90kg까지 무게를 들 수 있을 때까지 정말 오래 걸렸고, 힘이 들었다. 하지만 그게 습관이 되고 어느 정도가 되니까 신이 났고 재미가 생겼다. 내 생각에 어려운 것들은 그런 것 같다. 내게 그런 존재는 언어와 기록, 청소인 것 같다. 쉽게 될 수 있을 정도가 되고 싶다. 어제 적은 글에서 자연스럽게 되기까지는 정말 부단한 노력과 지난한 날들이 있어야 한다고 했던 것처럼.

잘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그냥 지속적으로 깔끔한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 왔을 때에도 부끄럽지 않은 공간을 보이고 싶다. 지나친 깔끔은 괜찮으니, 기분 좋은 정도의 깔끔함을, 단정함을 가지고 싶다. 내가 원하는 것 중에 하나인 것 같아서. 필요한 것들과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잘 정리하고 싶다.

내가 먹는 것,

하고 있는 행동들,

말하는 언어 습관,

운동,

내가 머무르는 공간들

이 모든 것들이 내가 누구인지 대신하여 말해준다는 것을 잘 알도록 하자.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