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 오늘은 기필코 20분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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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리랜서로 세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첫째, 문화행사 브랜드 인스타그램 운영 대행 및 행사 기획/진행, 둘째, 1인 출판사 인스타그램 운영 대행 및 신간 홍보. 셋째, 파인클 가드너 및 운영 매니저.

매일 루틴처럼 이 세 가지 일을 반복하며, 나는 열심히와 적당히 사이를 이리저리 오가고 있다. 회사에 다닐 때, 열심히 하면 너무 한없이 열심히 하고 과몰입을 하며 지쳤어서 이번엔 그러지 않고자 ‘적당히’ 하는 내 모습도 자주 보여주려고 하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런데 뭐 어쩌겠어! 이제 그렇게 할 만큼 체력도 안 되는 걸.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자. 과도한 증명욕구는 사람을 해친다…

오랜만에 수영장에 갔다.

왜 오랜만인가 하면, 내가 다니는 수영장이 한 달 간 공사에 들어가서 잠시 쉬고 있었다. 쉬는 김에 집에서 요가도 해보고, 러닝도 해보고 다양한 운동을 해봤지만 왜 나는 수영만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가…. 역시 나는 참된 수영인인가보다.

그리고 오랜만에 나의 승부욕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정확히 말하면 ‘쓰잘데기 없는’ 승부욕인데. 운동에 있어서는 왜 유독, 왜 그렇게 순간순간 누군가를 이기고 싶어하는지 모르겠다. 왜 안면도 모르는 누군가와 맘속으로 몰래 경쟁을 하는 것인지? 오늘 자리가 넓은데도 굳이 굳이 내 뒤를 바짝 쫓아오는 영자 한 분이 계셔서 마치 보복운전처럼 잠시 잠깐 그 사람 뒤에서 수영하며 나름의 복수를 했다. 집에 와서 생각할수록 너무 창피했다. 사실 그 사람은 별 생각 없었던 걸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별 일이다.

오늘 파인더 멤버 한 분께 파인클에 관한 정말 솔직한 피드백을 들었다. 상당히 냉철하고 정확한 피드백에 순간 마음이 덜컥 내려앉기도 했지만, 동시에 내가 이 순간을 진심으로 기다려왔다는 것도 깨달았다.

요즘 내게 화두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누군가의 진심이 너무 궁금해. 혹시나 상처받을까봐 돌려 말하려 애쓰는 그 마음도 고맙고, 그래도 내게 좀 더 기대가 있어 용기내어 해주는 따끔한 말도 고맙고.

옛날부터 나는 피드백을 좋아했다. 일할 때나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나 모두, 나에게 해주는 말들이 늘 궁금했다.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기도 했다. 누군가 싫어졌을 때, 미운 구석을 발견했을 때, 아무 말 않고 서서히 멀어지는 걸 택하기 보단 차라리 솔직히 말하고 투닥투닥대면서 살아가는 게 훨씬 더 좋게 느껴져서.

그래서 언젠가부터 좋아하는 회사 후배한테 자주 이야기했던 것 같다. 나는 네가 좋으니 서로 폐 끼치며 살자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숨기고 싶어하는 모난 면들도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이들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 물론 선 딱 지키고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도 많고, 또 인위적인 선이 반드시 필요한 인간 유형들도 존재하긴 하지만…

어쨌든, 옛날 영국 신사들이 레이디스~를 위해 손수건을 늘 가지고 다니는 것처럼, 나도 누군가의 기댐과 폐를 받아줄 수 있도록 마음 한 구석에 손수건 만큼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