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몇년만에 수영에 다시 등록을 했다. 이전에 평영 연습을 하다가 어깨가 탈골되는 바람에 수영은 두려운 존재였다. 피티를 받으면서 어깨도 괜찮아지는 것 같았고, 새로운 운동을 찾다가 정말 충동적으로 수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아침 7시, 집에서 걸어가려면 35분 정도 걸리니까 늦어도 20분에는 나가야 하니 5시 50분에는 일어나야 했다. 가능할까 이런건 잘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냥 하자. 생각한 다음날 센터에 가서 결제를 했고, 며칠 후에 바로 수영은 시작되었다. 오늘은 수영을 나간지 15일차가 되었다. 다행인지 강습일에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자유수영 날에도 열심히 수영을 나가고 있다. 계속 수영을 하려나? 생각해보면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하루하루 수영을 할 뿐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해가 뜨지 않은 아직 캄캄한 새벽길을 걸어간다.
샤워를 하고 수영장에 들어가 몸을 풀고 강습을 받는다.
나의 몸 다리와 발, 팔과 손을 느껴가며, 또 배의 힘을 느끼며,
물 안에서 온전히 나를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이 모든 과정 하나하나에서 나는 고요함을 느낀다.
그리고 다시 수영이 끝나고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나오면, 밝은 세상을 마주한다.
그럼 이때는 활기를, 생동을 느낀다.
물 안에서 고요함을 느낀다.
물 밖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수영장 레일을 돌고 있지만,
물 안으로 들어가면 나와 물 뿐이다.
나는 수영을 할 뿐이다.
그저 나는 물 안에서 발차기를 하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빠를 필요도 없다.